리뷰

다크사이더스 워마스터 에디션 : 시리즈의 행방은 어디로

eng__rok 2017. 2. 27. 10:42

'다크사이더스'가 막 출시되던 당시, 속된 표현으로 '짝퉁 게임'이라 평가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간단한 콤보와 QTE로 이어지는 전투는 '갓 오브 워' 시리즈와 매우 흡사하고,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습니다. 심지어 주인공인 '워'의 디자인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아서스'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출시 직후부터 있었습니다. 스토리마저도 오리지널과는 거리가 먼데, 일단 4인의 기사가 등장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부터가 성경의 한 구절인 '요한묵시록'에서 따온 것입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닌 진영 대결로 그려지는 천사 vs 악마의 구도 역시 여타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설정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점이 다크사이더스 시리즈의 경쟁력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게임들의 장점만을 따온 덕분에 적어도 기본기만큼은 탄탄한 게임으로 만들어졌고, 덕분에 대중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팬층을 확보하면서 후속작까지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짝퉁'스러운 면이 있기는 해도 그럭저럭 흥미로운 스토리와 영미권에서 말하는 'Badass' 계열의 캐릭터들이 가득 등장한다는 점 역시 다크사이더스 시리즈만의 고유한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크사이더스 : 워마스터 에디션(이하 워마스터 에디션)'은 앞서 발매된 '다크사이더스 2: 데시니티브 에디션(이하 데시니티브 에디션)'에 이어 출시된 두 번째 리마스터 작품입니다. 특이하게도 1편의 리마스터가 2편보다 늦게 발매된 케이스인데, 전 세대 콘솔로 기존 작품을 즐겨보지 못한 유저들에게는 시리즈 전체를 하나의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셈입니다. 물론 전작을 이미 즐겨본 유저들에게도 60프레임으로 쇄신된 그래픽과 한글화는 충분한 메리트가 될 수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우선 오리지널 버전과 리마스터 버전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먼저 살펴보려 합니다. 그 후에는 발매된 지 만 6년이 조금 넘은 다크사이더스라는 작품이 과연 현세대의 트렌드에도 통할만 한 게임인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리뷰를 위해 제가 플레이한 버전은 PS4 정식 발매 버전보다 먼저 출시된 스팀 버전과 Xbox One DL 버전, 그리고 오리지널 PC 버전까지 총 3가지였습니다. 세 버전 모두 1,080p 해상도에서 플레이해서 그런지 사실 색감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좋게 말하면 콘솔에서도 FHD 해상도와 60프레임을 잘 구현했다는 뜻이고, 나쁘게 말하면 해상도와 프레임 이외에는 바뀐 것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PC 버전만을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워마스터 에디션은 오리지널 버전의 그래픽에 약간의 후처리 효과를 덧씌운 정도입니다. 그림자가 좀 더 선명해지고 텍스쳐 해상도가 올라가는 등의 개선점이 있긴 하지만 체감이 크지 않습니다. PC로 '엘더 스크롤'이나 '폴아웃' 시리즈를 즐겨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사용해봤을 법한 ENB 효과를 살짝 낮춰서 적용한 느낌입니다. 이런 방식의 후처리 효과는 원본의 느낌을 해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다소 갈릴 수 있습니다. 다만 PC 버전과 콘솔 버전 모두 후처리 효과를 켜고 끌 수 있는 옵션을 따로 제공하기에 굳이 단점이라고 지적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사실 워마스터 에디션의 진정한 의의는 PC 버전보다는 콘솔 버전에서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 해상도와 프레임이 월등히 올라 훨씬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컷신도 전부 1,080p 60프레임으로 새로이 녹화되어 한층 깔끔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편의 경우 리마스터 버전인 데시니티브 에디션도 30프레임이었기 때문에 60프레임을 구현한 1편의 리마스터가 상대적으로 더 나아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번역의 질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 폰트의 가독성도 높아서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도 본작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일부 자막이 나오지 않거나 텍스트가 깨지는 구간이 존재하는 점은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실망스럽게도 그래픽의 변화 이외에는 오리지널 버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원작에 없던 '수확자'라는 무기가 보너스 개념으로 추가되기는 했지만 기술이나 이펙트 등은 기존의 무기인 '낫'의 그것을 고스란히 재탕하고 있습니다. 본편에 있던 버그까지 그대로 이식했던 데시니티브 에디션의 사례를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도 데시니티브 에디션의 경우 기존에 발매된 DLC를 전부 동봉하는 것과 더불어 아이템 배치와 게임 밸런스 등을 조금씩 손보는 작업을 거쳤는데, 워마스터 에디션에는 그마저도 없습니다. 출처 : 루리웹